반백살에 투미 백팩을 사다.

생일이 좀 지난 어느 금요일, 뭔가 내 생일이 뭔가 아쉽게 지나갔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몇달 전부터 손잡이 가죽이 해진 가방을 볼 때마다 바꿔야 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참에 노트북 백팩을 바꿔볼까 하고 백화점을 기웃거리다가 투미 매장에서 심플한 어느 가방이 내 눈에 꽂혔다.

누가 사용할 가방을 찾느냐는 말에 내가 사용할 가방이라고 답했지만 여성용 가방으로 나를 이끄는 직원과 반대로 내 눈은 남성용 가방 쪽을 향했고, 묵직해 보이는 백팩이나 브리프 케이스 말고 뭔가 작지만 단단해 보이는 어느 가방에 내 마음이 꽂혔다.

전형적으로 나 '투미'요, 라고 말하는 그 어느 가방과 비슷하다면서 직원이 추천한 비슷한 사이즈의 신제품은 15인치 노트북에 신제품스러운 느낌이 많이 났지만 가방끈이나 앞태에 뭔가 스포티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난 절대적으로 고객을 방문할 때 노트북을 넣고 사용할 가방 찾는데 말이다. 두개를 놓고 고민하는 나한테 직원의 결정적인 한마디로 쐬기를 박는다. 4월 한달간 뭔가 가입하면 10%에 백화점 할인 쿠폰이 있으면 5%도 해준댄다. 투미가방을 한번이라도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일단 그 가격에 놀랄텐데 평소의 나 같으면 언감생심 꿈도 못 꾸었을 테지만, 내 나이가 몇개인가? 반백살이다.

'그래 그동안 열심히 일했잖아, 이정도는 매도 되는 나이잖아. 최근에 해외여행도 안갔잖아.'

내 뇌는 이미 지름신에게 지배되고 있었다.

회원가입으로 10%, 백화점 5% 할인권까지 만반의 준비를 해서 다시 찾은 백화점.

투미 매장 앞을 괜시리 기웃기웃거리고 다른거 보러 온 거 마냥 8층까지 어슬렁 거리다 2층 고객용 의자에서 철푸덕 앉아서 괜히 핸드폰으로 투미 온라인몰에서 이것저것 보면서 다시 고민한다.

'내가 과연 이 가방을 살 자격이 있는가?'

'나는 어떻게 살아왔나. 10만원이면 충분할 노트북 가방에 60만원이라는 거금을 쓸 만큼 난 직장을 오래 다닐 것인가?'

다시 한번 만다리나덕 매장과 샘소나이트 매장을 두리번 거렸지만 단단한 쉐입으로 내 눈을 사로잡은 투미가 아른거려서 둥글둥글한 백팩은 둥글둥글해서, 예쁘게 각진 샘소나이트는 너무 각져서 싫었다.

결국, 난 지름신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미안하다, 이제부터 리뷰다.

끝까지 고민했던 2가지 백팩이다.

알파 TUMI ALPHA 슬림백팩	알파 브라보 ALPHA BRAVO 다이나믹 백팩

스타일: 1173391041 투미의 슬림 백팩은 프로페셔널한 룩으로 출퇴근시 핸즈프리의 편안함을 선사합니다. 별도의 패딩 처리된 노트북 컴파트먼트와 다양한 내부 및 외부의 포켓을 갖추고 있어 작은 소지품들을 휴대하기에 좋습니다. 투미 특허의 FXT 방탄 나일론을 사용한 Alpha 컬렉션은 특유의 비즈니스 및 출장 여행에 최상의 기능성, 혁신적인 디자인과 내구성을 갖춘 제품입니다.	스타일: 1426141041 1426141041 다이나믹 백팩 다이나믹 백팩은 출퇴근 및 여행을 위한 스마트한 구조와 패딩 처리된 랩탑 전용 수납 공간을 제공합니다. 필수품을 보호하며 리사이클 소재의로 제작되어 환경 보호에도 도움을 줍니다. 데이지 체인이 있는 유선형 실루엣은 개인의 필요에 따라 투미+의 액세서리를 활용 할수 있습니다. 별도 판매. 알파 브라보 컬렉션은 사무실은 물론 아웃도어 활동을 위한 비즈니스 캐주얼 백을 선보입니다.
14인치 노트북 수납가능	15인치 노트북 수납가능
개인의견 - Simple is best - Alpha 라인에서 여성이 사용하기 가장 적합한 사이즈와 디자인이라고 생각함 - 바깥쪽으로 박음질한게 전통적인 투미 디자인을 따르고 있어 묵직한 느낌	개인의견 - Sporty - 비교적 콤팩트한 사이즈이나 디자인이 슬림백팩보다 남성스럽고, 곳곳에 디자인 디테일이 스포티함을 강조 - 박음질이 안쪽으로 되어 있어 투미지만 투미스럽지 않은 가벼운 느낌

투미 브라보 알파3 슬림백팩(Tumi Bravo Alpha3 Slim Backpack)

내가 구매한 모델이고, 몇일 검색한 바로는 2019년에 출시한 모델인것으로 예상되며, 공식 온라인 몰에서는 품질 상태로 나온다. 하지만 잘 안팔렸던지 백화점에는 재고가 있었고, 스포티한 다이나믹 백팩보다는 슬림백팩이 좀더 깔끔게 똑! 떨어지는 디자인으로 여성이 맬 수 있는 가장 투미스러운 디자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14인치 노트북까지만 수납할 수 있는 점도 맘에 들었다. 나는 오랫동안 Lenovo Thinkpad T480,490 등 14인치 노트북을 꾸준히 써왔기 때문에 나에게 딱이었다.

내가 사용하고 있는 패턴은 이렇다.

맨 뒤 : Thinkpad T490 수납. 딱 들어 간다. (노트북 전용 공간이 있다는 건 매우 편리)

중 간 : 수첩 등 부피가 좀 되는 것 들을 넣는다.

맨 앞 : 볼팬, 핸드크림, 이어폰, 여분의 마스크, 케이블 등을 잘 구분해서 넣는다.

투미 가방의 가장 강점이 바로 오가나이저 기능인데 내 입장에서는 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조각돌같이 동글동글한 이어폰을 넣기 애매해서 그냥 던져 넣으면 찾기가 힘들다. 명함지갑과 이어폰은 자주 넣다 뺐다 하는데 그때마다 계속 가방을 벗어야 한다. 요즘 오십견인지 살이 찐건지 백팩 줄이 짧으면 백팩을 매거나 내린데 어깨가 좀 불편한데 매번 가방을 내리고, 원하는 걸 찾아야 해서 불편함이 크다.

	바깥쪽으로 되어 있는 박음질, 다이내믹 백팩은 여기가 뒤어나와있지 않고 안으로 박음질이 되었다. 대부분의 백팩들이 안쪽으로 박음질이 되어 있기 때문에 내 눈에는 오히려 Tumi 스럽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예전에 만다리나덕 백팩을 사용했을때는 백팩 끝 부분이 덜렁거리지 않도록 잡아주는 고리가 있어서 깔끔했는데 투비는 그런게 없다. 가격대비 아쉬운 점이다.
	이전에 사용하던 가방은 등판 부분에 작은 주머니가 있어서 여기에 명함지갑과 블루투스 이어폰을 넣고 다녔는데 투미 백팩은 캐리어에 연결하는 기능이 있다 보니 이런 포켓이 없어 불편하다. 이점이 가장 아쉬운 점이다.